모든 일은 필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이드 피시(Jayde Fish)는 알레산드로 미켈레 컬렉션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와 함께 미켈레 디자인을 접목시킨 작품을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이름을 해시 태그로 설정해 인스타그램 계정(@mrsjaydefish)에 업로드했습니다.
제이드 피시의 일러스트를 발견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샌프란시스코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그녀에게 작업을 요청하였고, 그렇게 탄생한 동물과 타로 카드의 메이저 아르카나를 형상화한 재치 있는 일러스트를 2017 봄/여름 컬렉션에 활용했습니다. 실크 스카프에 인쇄된 제이드 피시의 작품은 뉴욕의 프린스 거리와 프랑스의 라파예트 백화점에 위치한 벽에 수작업으로 채색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구찌를 위해 아티스트 제이드 피시가 완성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해보세요.
구찌 SS17 컬렉션에 포함된 일러스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모든 일러스트 작품은 영감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저는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추구하는 미학 세계를 사랑합니다. 새로운 구찌 걸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런웨이에서 본 요소들을 자유롭게 제 작업에 활용하였습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런웨이 룩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제 나름의 방식대로 살을 붙여 나갔습니다. 저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준 알레산드로 미켈레에 대한 존경과 (혹시나) 그가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인스타그램에 #AlessandroMichele라는 해시 태그와 함께 일러스트 작품을 포스팅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모두의 예상을 깨고 구찌에서 연락을 받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타로 카드에서 영감을 받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타로 카드의 메이저 구성을 의미하는 메이저 아르카나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점성술과 천문학, 종교 연구에 관심이 있는데 타로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내적 자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흥미로운 방식인 동시에 이해하기 어렵거나 어두운 측면이 내재되어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타로 카드 중 첫 번째 카드인 '바보'는 가장 어리석은 나 자신, 그러니까 토끼 굴로 내려가는 앨리스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절대적인 운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프린스타운 로퍼를 착용하고 하늘을 나는 양탄자에 올라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행을 떠나는 저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전차" 카드는 전쟁과 업적, 승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맵 오브 탕드르(Map of Tendre)가 그려진 옷을 입은 왕이 군사들을 이끌고 전투에 나가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다양한 카드에 상상력을 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저는 사랑/상실, 영감/박탈, 성장/좌절 등 각각의 조각들이 특별한 사건을 연상시키기를 원했습니다. 제가 매력을 느끼는 타로 카드의 상반되고 희곡적인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컬렉션 역시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착용한 의상이나 컬렉션에서 자신의 작품을 보는 느낌은 어떤가요?
제 작품이 활용된 구찌 컬렉션은 제 꿈이 이루어진 것과도 같습니다. 정말 놀라우면서도 즐겁고, 자부심을 느끼고... 한마디로 감동적입니다. 기쁨에 눈물을 흘리면서 미소를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항상 패션과 관련된 열정을 품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제 작품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제가 존경하고 찬양하는 디자이너에게 저라는 존재를 알린 것이니까요.
어떤 것들이 작품에 표현된 캐릭터와 동물의 영감이 되었습니까?
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바로 저의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원숭이는 제가 기르는 고양이, 그러니까 순하지만 때로는 못된 장난을 치기도 하는 초콜릿 브라운 컬러의 브리티시 숏헤어를 상징합니다. 옷을 입지 않은 작은 요정도 자주 그리는데,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를 즐기는 제 자신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미학적인 관점에서 기하학적 형태와 자연 그대로의 형태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합니다. 식물로 가득 찬 스튜디오를 좋아해서 다양한 동식물이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저는 자연이나 과학책, 패션, 건축물, 골동품, 신화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물론 히에로니무스 보스, 프리다 칼로, 에드워드 고리, 제레미 피시 등 다른 아티스트들도 제가 영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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